산림조합뉴스 256호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제주애기모람은 잔잎이 아기자기한 상 록성 덩굴식물이다. 잎은 새끼손톱 정도의 작은 크기로, 덩굴 을 따라서 오밀조밀 모여 나는데 귀여움에 한참을 보게 된다. 주요 자생지인 제주에서는 주로 습한 음지에서 이끼와 공생 하며 군락을 이루고, 사철 초록 잎을 유지하며 자란다. 제주애기모람은 화분에 심어 늘어지게 키우는 방식도 좋고, 테라리움을 꾸며 이끼나 다른 식물과 함께 키워도 좋다. 화 제주애기모람 키우기 글·사진 송현희 『반려식물 인테리어』 저자 분에 키운다면 돌이나 나무 등을 이용해 여기에 제주애기모 람 줄기가 붙어서 안착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자생지가 제주도라는 특성 때문에 시중에서는 흔히 유통되 지 않는다. 미니 식물로 실내에서 번식한 후 유통되기에 한 두 줄기 정도 식재된 작은 연질 화분의 가격도 일반 초화류 에 비해 높은 편이다. 구매할 때는 무엇보다 뿌리를 잘 내렸 는지 확인해야 풍성한 성체로 키울 수 있다. 2026.03 vol.72268 + 홈가드닝산림문화 많은 식물이 70~90% 이상의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끊임 없이 물을 흡수하고 배출하며 생명을 유지한다. 식물체 내 에서 수분은 원형질을 유지하고 필요한 물질을 흡수하기 위 한 용매 역할과 함께 세포의 팽압을 유지하며 증산작용을 통해 식물체 체온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수 분 요구도는 식물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봄과 가을, 겨울에 건조하고 여름에는 대체로 습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식물 생육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계절은 봄과 여름으로, 봄철 건조, 여름철 장마와 높은 습도 는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제주애기모람도 계절적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식물이다. 단순히 주기적으로 공급하는 수분의 양이 아니라, 실내나 온 실 안 공기 습도가 생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흙이나 제주애기모람과 수분 공기가 건조하면 잎 손상은 물론 줄기가 말라 성장을 지연시 키고, 개체 유지를 어렵게 한다. 또 온도 상승과 지나친 수분 공급은 웃자람이나 개체가 녹아내리는 현상을 초래한다. 제주애기모람을 사계절 잘 관리하려면 습도의 적절한 유지 가 중요한데, 미니 온실이나 전용 용기를 이용하면 조금 더 쉽게 적절한 습도를 맞출 수 있다. 용기는 화분 크기에 비례 해 너무 크지 않으며 공기 순환용 틈이 있으면 좋다. 지나치 게 밀폐되거나 공간이 넓으면 겨울에 습도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공기 중 습도뿐만 아니라 뿌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토 양의 습도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제주애기모람을 화분에 심을 때 배양토와 마사, 수태 등을 적절히 이용해서 이에 맞 게 물을 주며 키우는 방법을 추천한다. 69www.sanrimji.com 제주애기모람은 줄기를 이용해서 삽목(꺾꽂이)으로 번식할 수 있다. 풍성하게 자라는 줄기를 1~2개 정도 사선으로 잘라 별도의 성체로 키울 수 있다. 자른 줄기는 한나절 물에 담가 수분을 공급한다. 준비한 작은 화분에 흙을 넣고, 수태를 올 린 후 줄기를 심을 공간은 흙을 다져 만든다. 여기에 분리한 줄기를 꽂듯이 넣고, 줄기 주변은 꼼꼼하게 누른다. 강한 햇빛을 피해 반그늘에서 관리한다. 햇빛이 강하면 잎과 줄기가 수분을 빼앗겨 건강하게 자라기 어렵다. 특 히 한여름 25℃ 이상의 높은 기온에는 해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15~20°C가 가장 적정 온도이며, 겨울철 최저온도는 5°C 정도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잎이 냉해를 입는다. 공기 중 습도를 적절하게 관리하면 건강하게 자라는 데 도움이 된다. 화분을 별도의 용기나 미니 온실 안에 넣으 면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반그늘의 통풍이 잘 되는 장소가 좋다. 창가 아래쪽이나 식물 생장 조명이 있는 곳이 좋다. 건조를 조심해야 한다. 식재한 흙의 특징을 고려해서 겉흙이 마르면 아주 흠뻑 준다. 물이 부족하면 잎이 마르면 서 손상이 온다. 공중 습도를 잘 유지하는 노력도 건강하게 자라는 데 도움을 준다. 제주애기모람 번식하기 제주애기모람 관리 방법 이후 중요한 부분이 습도 유지이다. 작은 화분의 습도 유지를 위해 미니 온실이나 별도 용기를 선택하면 좋은데, 작은 화분 이 들어갈 만한 일회용 투명 용기(플라스틱 일회용 컵)는 미 니 온실을 대체할 수 있다. 한겨울 베란다에 두고 키워야 할 때 냉해가 걱정된다면 화분 아래쪽에 솜을 조금 보충한다. 햇빛 온도 습도 장소 물 70 2026.03 vol.722 작은 화분이나 수태에 심겨 있다면, 필요할 때마다 물 관리를 해야 한다. 건조한 계절에 물이 부족하면 뿌리와 줄 기가 말라서 잎부터 손상이 온다. 작은 화분이라면 미니 온실이나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를 이용해서 관리하면 좋 다. 여름철 고온에서 과습까지 이어진다면 잎이나 줄기가 녹아내릴 수도 있으므로 시원한 그늘에 둔다. 수경으로 제주애기모람을 키우는 방법은 한계가 있다. 물속에서 자라는 식물은 뿌리가 수중의 토양에 뻗어 있고, 잎자루와 뿌리에 통기조직이 발달해 생장에 필요한 가스 교환을 한다. 제주애기모람은 물에 뿌리를 담가 잠시 키 울 수는 있지만, 물옥잠, 수련, 연 같은 식물과 구조가 달라 시간이 지날수록 잎은 녹아내리고 줄기가 조금씩 사라 질 수 있다. 게다가 상록성 잎을 지닌 제주애기모람이 물에서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기 어려워 새잎이 나 건강하고, 풍성하게 자라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친절한 식물상담소 제주애기모람이 잎은 말라서 떨어지고 줄기도 힘이 없다. 잘 키우고 싶은데 관리가 너무 어렵다. 제주애기모람을 키 울 때 주의점은 무엇인가? 수경 재배도 가능할까? Q A 71www.sanrimji.com
글 서정민 중앙SUNDAY 기자 사진 헤일리 티프먼 제공 「헤일리 티프먼, 일상을 그리다: 평범한 하루의 온도」 헤일리 티프먼, 자화상, 2024 헤일리 티프먼, 큰 분홍색 소파, 2022 3월 29일까지 마이아트뮤지엄 원그로브점에서 「헤일리 티 프먼, 일상을 그리다: 평범한 하루의 온도」 전시가 열린다. 헤일리 티프먼은 뉴욕 로체스터 출신으로, 현재 독일 올덴 부르크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며 디지털 드로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이후 뉴욕 타임스, 와이어드, 유니클로, 일리 커피 등 다양한 글로벌 매 체, 브랜드와 협업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이번 전시는 한국 에서 여는 첫 번째 개인전으로 그의 대표작부터 최신작·드 로잉·스케치·영상·아카이브까지 100여 점을 한 공간에서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일상’, ‘온도’ 같은 단어는 티프먼의 작 품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들이다. 그를 수식하는 표현은 ‘일 상의 찰나에 잠시 머무는 감정의 잔향을 색의 온도로 기억하 는 작가’다. 실제로 그의 작업에서 포착되는 일상은 거창하 고 대단한 순간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하는 소소한 장면들이 다. 예를 들어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을 보는 사람, 카페 의자 84 2026.03 vol.722 + 전시회 나들이산림문화 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 불도 켜지 않은 방에서 소파 에 누워 TV를 보는 사람, 벤치에 앉아 친구와 수다를 떠는 사 람 등이다.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면 어느 시간에 있었던 ‘나’ 인 동시에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남’의 모습이다. 그의 작품이 많은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이유 는 일상의 평범한 ‘공간’에도 주목하기 때문이다. 인물은 등 장하지 않지만 누군가 방금까지 있었던 것이 분명한, 그래 서 그 누군가의 온도가 아직도 느껴지는 공간들이다. 노트 북이 켜져 있는 책상, 찻잔이 놓인 테이블, 눌린 쿠션이 뒹구 는 소파, 촛불이 켜져 있는 식탁 등등. 흔한 정물화들이지만 티프먼의 시선과 손길을 거친 이 장면에선 어쩐지 공간의 주인공이 금방이라도 제자리로 돌아올 것처럼 편안하게 느 껴진다. 디지털 드로잉 작업이지만 거친 오일 파스텔 질감이 느껴지 는 점도 관람객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요소다. 전시를 보고 온 이들의 SNS 리뷰들도 대부분 “디지털 작업이지만 붓의 결이 살아있어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좋다”는 것이다. 티 프먼은 거리에서, 버스에서 관찰한 정물·인물·풍경 등을 손 바닥만 한 스케치북에 간단하게 그린 후, 집으로 돌아와 기 억을 되살리며 아이패드로 작업하는데 이때 디지털 드로잉 이라는 점을 잊을 수 있게 색감과 질감을 투박하게 한다. 전시장은 총 5개 주제로 구성됐다. 섹션 1의 주제는 ‘멈춰 있 는 시간’이다. 티프먼의 정물·공간 작업을 만날 수 있는 섹션 으로, 누군가 머물렀던 시간의 여백을 조용히 보여준다. 작 가는 스스로 “빛은 장면을 하나로 묶는 핵심 요소”라며 “빛 과 사물의 온기가 잠시 사라진 누군가의 존재를 불러낸다” 라고 했다. 아침의 차가운 명암, 오후의 깊어진 그림자. 저녁 의 낮은 조도는 색의 농도와 결을 달리 느끼게 한다. 작가는 시간 흐름을 은근하게 드러냄으로써 공간의 온도와 밀도가 관람객에게 전달된다. 헤일리 티프먼, 피아노와 오래된 TV, 2022 85www.sanrimji.com 헤일리 티프먼, 혼자 사는 삶 I, 2025 헤일리 티프먼, 코블렌츠 중앙역, 2024 헤일리 티프먼, 동네, 2025 헤일리 티프먼, TV 시청, 2023 86 2026.03 vol.722 섹션 2 주제는 ‘가까이 머물다’이다. 지하철·카페·거리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멈춰 있는 그림 안에서 그들 과 나의 ‘관계’를 알려주는 것은 손끝의 각도와 몸의 기울기, 앉아 있는 방향과 자세 등이다. “일상의 제스처 속에서 감정 은 말없이 스며든다”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함께 또는 혼 자 있는 누군가를 지켜보며 관계를 상상해 보는 재미가 쏠 쏠하다. 각각의 인물들이 입고 있는 옷을 보는 재미도 크다. 일러스트라 표현은 단순해도 딱 요즘 젊은 친구들의 패션 감각이 살아 있다. 섹션 3 주제는 ‘기억의 결’이다. 미국과 독일, 그리고 다른 여 행지에서 작가가 경험한 기억의 잔상이 펼쳐진다. 관광 명 소 같은 특정 장소들이 아니라 잠시 머물렀던 곳의 들판·골 목·하늘 등의 색채와 빛의 느낌을 표현한 풍경은 관람객으 로 하여금 각자의 여행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기억 은 장소가 아니라 감정의 온도로 머문다”라고 소개했다. 섹션 4 주제는 ‘어딘가의 일상’이다. 작가 최신작들로 어딘 지 모를 도시 속 경험을 풀어냈다. 역시나 특정 장소를 짐작 하기 어렵다. 그저 일상의 어느 한 장면 또는 여행지에서 보 낸 며칠의 일상 중 한 장면들이다. 시끌벅적한 클럽이기도, 유럽의 어느 도시 테라스 카페이기도 하다. 섹션 5의 주제는 ‘남겨진 일상들’이다. 스케치·드로잉·컬러 스터디 등 작가의 작업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가 전시돼 있다. 영상을 통해 작은 수첩에 그린 스케치가 어떻 게 디지털 드로잉으로 탄생하는지 작업 과정도 지켜볼 수 있다. 작은 방에선 작가 인터뷰 영상도 상영된다. 티프먼의 시선 속에 포착된 장면들은 하루 속 찰나들이다.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한 하루. 그래서 전시를 보면 ‘소확행’이 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라는 의미의 신조어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언급한 표현인데, 그는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고, 서랍 안 반듯하게 접은 속옷을 보고, 청결한 하얀 셔츠를 입을 때 행복하다”라고 썼다. 전시 제목에 쓰인 ‘평범한 하루의 온도’도 결국 일상에서 찰나마 다 느끼는 행복의 온도를 말하는 게 아닐까. 헤일리 티프먼, 신호등, 2022 87www.sanrimj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