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조합뉴스 204호
능소화 모종 관리 능소화는 비교적 키우기 쉬운 식물이다. 한번 땅에 자리를 잡으면 매년 봄 마다 새로운 줄기와 잎을 만들어 꽃을 피울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 이미 오 래 자란 고목이 아니라면 묘목에서 시작해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시중에서 모종을 구입한다면 먼저 건강한 개체를 선택해야 한다. 능소화 묘목은 보통 봄부터 가을까지 키 50㎝ 내외로 판매되는데, 뿌리를 잘 내렸 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뿌리 쪽에서 난 중심 줄기가 곧고, 잎은 선명한 초록색에 벌레나 변색 등이 없는 것이 좋다. 화분 안쪽에 감춰진 뿌리 부분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지만, 화분 아래쪽으로 잔뿌리가 돌출된 게 느껴지면 튼튼하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잔뿌리를 확인할 수 없다면 줄기 아래쪽을 살짝 건드렸을 때 옆으로 쓰러지지 않고 그대로 서 있는 것을 고른다. 구입한 후에는 원래 화분째로 오래 보관하지 말고 적당한 노지를 선택해 옮겨 심는다. 덩굴이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벽이나 대문 근처 등도 좋다. 능소화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식물이므로 지지 대상에 너무 붙이지 말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심는다. 능소화는 야생성이 강한 식물로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건강하다. 식재에 적당한 시기는 4~9월이다. 묘목을 옮겨 심 을 때는 구매 시 심겨 있던 화분의 2배 정도로 흙을 깊게 파서 뿌리가 빠른 시기에 넓게 퍼질 수 있도록 해주면 뿌리 활착에 도움이 된다. 어린 모종이라면 지주대를 꽂아서 바람 등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며 물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 식재한 경우, 한낮의 높은 기온과 강한 햇빛에 의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만큼 해가 진 후 충분히 물을 주는 것이 좋다. 능소화의 번식(삽목) 능소화는 겨울을 휴식기로 보낸 후 봄부터 빠른 성장을 보인다. 특히 아래쪽에서 새 줄기가 많이 올라온다. 그중 건강한 줄기를 골 라 20㎝ 내외로 잘라서 번식시킬 수 있다. 삽수 아래쪽은 사선으로 자르고 위쪽은 잎을 최소한으로 남긴 상태로 물에 꽂는다. 발근 제를 사용한 다음, 삽목 전용 배양토에 꽂아 반그늘에서 관리해주면 2~3주 후 뿌리를 내린다. 발근제가 없는 경우 용기에 물을 받아 서 꽂아두면 줄기 아래쪽에서 흰색 뿌리가 생겨난다. 뿌리 개수가 어느 정도 늘고 길이도 2㎝ 이상 자랐다면 화분이나 노지로 옮겨 심는다. 야외에 식재할 경우, 가급적 겨울이 오기 전 땅에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한다. 물꽂이 후 삽수에서 뿌리가 생긴 모습과 화분에 식재한 모습 삽목한 능소화 묘목을 땅에 정식한 모습 78 2025 October 친절한 식물상담소 능소화 관리방법 수년 전 정원에 식재한 능소화가 해를 거듭할수록 무성해지고 있다. 특히 봄철이면 아래쪽 줄기가 너무 많이 나서 난감할 지경이다. 덩굴성인 능소화는 수형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은가? 건강한 능소화는 줄기가 빠르게 성장한다. 잘 자라고 있다는 생각 에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뿌리 아래쪽부터 시작해 잔가지가 수북하게 난다. 적절한 시기에 능소화 크기에 맞춰 가지치기를 해주면 좋다. 가지치기의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봄철 능소화가 잠에서 깨어나 뿌리가 왕성한 활동을 할 즈음 뿌리 주변으로 새로 나는 잔 줄기를 잘라주는 게 좋다. 이런 식으로 아래쪽을 잔 줄기와 잎 없이 관리해주 면, 중심 줄기가 곧게 자라 목질화되고 위쪽으로 줄기가 모여 나면서 꽃도 그 끝에 풍성하게 달려 특유의 멋진 모습을 함께할 수 있다. 강한 햇빛을 좋아한다. 햇빛이 적게 드는 구석진 곳이나 실내에서 키우면 꽃을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실내보다 정원 등 야외 노지가 좋다. 햇빛과 바람이 충분한 곳에서 야생성을 잘 유지하며 외목 형태로 관 리하면 여름~가을에 흐드러지게 피는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노지 식재가 어려운 경우, 큰 고무통 등에 흙 을 충분히 채우고 식재·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5~9월은 물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줘야 한다. 물이 부족하면 기온이 올라가는 5월부터는 제대로 성장을 못 하거나 꽃이 적게 피고 더 빨리 시들 수 있다. Q 햇빛 장소 물 A 79www.sanrimji.com 장건섭 · 전북 익산 출생 · 1978년 『생명시』 시 등단 · 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 미래일보 편집국장,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 시집 『폭식』 『돌아서기』 외 · 한국현대시인협회 현대시특별상 외 나무는 기억한다 뿌리 깊은 땅속에서 맑은 바람과 햇살이 어울리던 날들 그때는 숲이 노래했지 생명의 선율을 펼치며 하지만 어느 날, 톱날이 춤추고 검은 연기가 하늘을 덮었네 나무의 숨이 막히고 땅은 갈라지고 비는 뜸해지고 숲이 사라지면 땅은 메마르고 바다는 뜨거워져 구름은 먼 길을 떠나가네 우리의 손끝이 베인 그 자리에서 생명이 흔들리고 있다 다시 숲을 품지 않는다면 지구는 더는 숨 쉴 수 없을 것이다 그래, 숲은 말한다 “나를 안아줘요, 내가 다시 살아야 우리도 산다”고 숲의 숨결로 장건섭 80 2025 October 김인숙 · 강원 강릉 출생 · 2012년 『현대시학』 시 등단, 2017년 『시와 세계평론』 등단 · 관동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겸임교수 역임, (사)한국산림문학회 회원 · 시집 『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외 · 한국현대시협 작품상, 열린시학상 수상 외 은행알을 주웠다 알알이 타당한, 알알이 자명한 알알이 현명한 말씀, 말씀들을 주웠다 소싯적 어른들의 훈계를 귀 너머로 흘려들었던 내 아둔함을 탓하기라도 하듯 알알이 고약한, 알알이 요란한 그 말씀들이 손바닥에 묻어 좀처럼 지워지질 않았다 분糞으로 쓴 손바닥 잠언箴言을 고이 모시고 돌아와 한나절 내내 읽고 또 읽었다 손바닥 잠언 箴言 김인숙 81www.sanrimji.com
신겸, ‘관음보살도’, 조선 1790년, 월정사성보박물관, 강원도유형문화유산이한철, ‘이하응 초상 흑단령포본’, 조선 1869년, 서울역사박물관, 보물 이번 전시에선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검은색이 지닌 상 징과 미감을 보여주는 다양한 예술 장르를 선보인다. 각종 문 헌과 회화작품, 공예품 그리고 현대작품 등을 통해 검은색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단지 ‘검은색’을 보여주 는 전시가 아니라, 우리가 가장 익숙하다고 믿어온 색의 통념 을 뒤집는다. 이를 위해 검은색에 대한 인식이 담긴 전적(典籍)류, 검은색이 사용된 의복, 목공예, 도자, 회화 등 전통 문화유산뿐만 아니 라 현대 작가들의 검은색과 관련된 작품 등 120여 점을 전시 한다. 보물 2점, 국가민속문화유산 1점, 시도유형문화유산 2점 이 포함돼 있으며 호림박물관 소장품 이외에도 국립중앙박물 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13개 기 관과 개인 소장품을 선보인다.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제1전시실에선 天-검은 하늘이라는 주 제로 하늘, 권위, 신비를 상징했던 검은색을 살펴볼 수 있다. 조선 시대 예복, 흑칠 상자 등 전통 유물과 함께 현대 조각가 최만린의 작품을 통해 하늘의 색 ‘현색(玄色)’을 알아본다. 중국 고전 『주역』과 『주례』에선 ‘현은 하늘의 색’이라며 하늘처 럼 넓고 무한한 존재를 의미한다고 했다. 조선 시대에는 국가 최고의 예복 색으로 사용됐다. 현색은 푸른빛과 붉은빛을 머 금은 깊고 어두운 색으로, 절제와 품위를 통해 권위와 신성함 을 드러내며 사회적 질서와 정신적 경지를 상징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신비와 무한한 가능성 을 ‘현지우현(玄之又玄)’이라 표현했다. 제2전시실에선 界-검은 세상이라는 주제로 만물을 담은 수묵 의 세계와 무한의 세계가 펼쳐진다. 또한 흑지바탕의 회화를 통해 동양 회화 속 ‘검정’의 깊이를 조명한다. 중국 당대(唐代) 미술사가 장언원은 『역대명화기』에서 “먹(墨) 은 오색(五色)을 모두 품는다”고 했다. 조선 시대에 들어 수묵 정신은 문인 사대부들의 창작관과 결합되며 더욱 깊어졌다. 자 72 2025 October ‘흑자 반구병’, 조선 18세기, 호림박물관 ‘흑자 편병’, 조선 15~16세기, 호림박물관 연을 본받고 싶은 마음을 투영하는 동시에 단순한 재현을 넘 어 사유와 정신의 표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묵산수화는 절제의 유교사상과 은거하고자 하는 도가 사상이 담긴 이상적 세계이자 인간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 여 겨졌다. 이 흐름은 현대에 이르러 작가 서세옥, 송수남 등으로 이어진다. 서세옥은 먹이 가진 활력과 농담을 통해 인간 존재 의 본질을 탐구했고, 송수남은 자유롭고 강렬한 붓질로 수묵 에서 추상적 표현의 가능성을 확장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위백규는 『존재집』에서 흑(黑)을 ‘새로운 순 환과 생성의 출발점’으로 재해석했다. 이는 검은색이 단순히 소멸을 뜻하는 게 아니라, 끝을 넘어 새로운 시작을 가능케 하 는 무한의 원리를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흑을 비움과 무한한 가능성의 상징으로 해석했다. 물이 위에 서 아래로 흐르며 모든 것을 포용하듯, 검은색은 생명의 시작 과 우주의 본질을 품는 색이다. 이금산수화(泥金山水畵), 흑지선묘불화(黑紙線描佛畵)의 검 은 바탕은 경계 없는 심연의 세계를 보여준다. 현대 작가 김호 득의 작품을 통해선 검은 바탕 위에서 출발해 생명력과 존재 의 본질을 탐구하는 무한한 사유의 장을 확인할 수 있다. 제3전시실에선 色-검은 빛이라는 주제로 검은색의 근원과 더 불어 모든 색을 품는 검은색 그 자체를 살펴본다. 불에서 탄생 한 도자기를 통해 다양한 검은빛을 살펴보는 자리다. 특히 고려 시대부터 일상생활에서 저장용기로 사용된 흑자 (黑磁), 청자 태토에 철화 안료를 전면에 칠한 청자 철채 자기 는 무궁무진한 검은빛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현대 작가 이 배의 자연 본연의 집합체인 숯 작업, 검은색을 순수한 색으로 본 김기린의 작업을 통해 검은빛의 현대적 해석을 감상할 수 있다. 중국 문자학의 고전인 『설문해자』에 따르면 ‘黑[검음]’은 불에 그을린 색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어 ‘黑’의 글자 형태가 불꽃 이 위로 올라가 창으로 나가는 모양에서 비롯됐다면서 ‘黑’ 자 를 품고 있는 한자는 모두 ‘검음’의 의미를 내포한다고 했다. 불 에서 시작된 흑색은 때에 따라 붉은색, 푸른색, 갈색 등 다양 한 색을 품고 있다. 결국 흑색은 이 모든 색을 가진 색이다. 73www.sanrimji.com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전 세계적 인기가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산 애니메이션보다 더 한국적인 이 영화가 미국 빌보드 1위를 넘어 오스카상 주요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뽕’ 그 이상의 글 강진우_문화칼럼니스트 <케데헌> 열풍 74 2025 October 한국 문화나 콘텐츠가 세계적 주목을 받으면 우리는 으레 이렇게 말한다. “국뽕이 차오른다!” 그런데 최근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외국인’이 감독을 맡은 ‘해외 제작’ 애니메 이션 영화를 관람하며 ‘국뽕’에 취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올 6월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그 주인공이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부문 시청 순위 1위를 상 당 기간 지켰던 <케데헌>은 두 달이 지난 9월 현재까지 도 90여 개국에서 시청 순위 10위권을 유지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요 수록곡인 ‘골든(Golden)’은 미국 빌보 드 핫 100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유어 아이돌(Your Idol)’ 과 ‘소다 팝(Soda Pop)’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적 유력 매체들은 벌써부터 <케데헌>을 오스카상 수상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 <케데헌>의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케이팝 걸그룹이 무대 퍼포먼스를 통해 악령을 퇴치한다는 세계관 위에서 펼쳐 진다. 주인공 걸그룹 ‘헌트릭스’는 공연을 가장해 우리나 라 무당처럼 칼과 부채를 들고 굿을 벌인다. 저승사자를 연상시키는 악령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가 등장해 이들과 맞서지만, 주인공들은 결국 세상을 구해낸다. 여기까지 들으면 유치한 내용인 것 같지만, 실제로 영화를 관람하면 그런 소리가 저절로 잦아든다. 그 안에는 케이 팝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완성도 높은 구현, 철저한 고 증을 거친 현재 한국의 모습과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면면 이 정교하게 융합돼 있다. 한편, 영화 내내 등장하는 남산타워, 지하철, 대중목욕탕 등 한국인의 생활공간과 그 일상은 당사자인 우리에게 익 숙함과 뿌듯함의 공존이라는 묘한 감정을 선사한다. 한국의 전통문화도 끊임없이 등장한다. 주인공의 무대 배 경에는 굿판으로 악령을 물리친다는 콘셉트에 걸맞게 왕 이 다스리는 삼라만상을 의미하는 동시에 악귀를 물리치 는 상징인 ‘일월오봉도’가 쓰였다. 주인공 중 한 명인 루미 는 순양의 기운이 깃들어 사귀를 베고 재앙을 물리친다는 조선 왕조의 보검 ‘사인검’을 무기로 악령과 싸운다. 중요한 점은 한국의 과거와 현재가 영화의 세계관 및 스 토리와 완벽하게 어울린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한국적 요 소를 갖다 썼지만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다. 한국의 갖가지 문화가 없었다면 영화의 맛이 제대 로 살아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케데헌>이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은 이 영화가 ‘글로벌한 매력’을 갖췄음을 은유 한다. 단순히 케이팝과 한국 문화를 늘어놓는 것을 넘어, 이를 주인공들의 성장 서사와 절묘하게 접붙임으로써 극 의 몰입감을 극대화한 것이다. 따라서 케이팝과 한국 문 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즐겁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데, 역으로 이를 통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도 많아졌다. 실제로 <케데헌>을 본 외국인 관광객 중 상당수는 국립 중앙박물관에 찾아가 우리 전통문화를 둘러보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작호도」 속 호랑이와 까치를 형상화한 굿즈 는 예상대로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케데헌>의 수록곡 을 듣고 케이팝에 푹 빠진 이들도 많다. 이렇듯 식을 줄 모르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은 우 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문화와 완성도 높 은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면 상상 이상의 시너지 효 과를 내며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다. 이제는 ‘국뽕’에 만족하지 말고, 그 너머의 ‘문화 강국’ 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한국 문화와 세계적 보편성의 훌륭한 결합한국적 매력으로 전 세계를 홀리다 75www.sanrimji.com